결혼한지 한달정도 지난거 같다. 그 동안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은 횟수가 열번은 되나 싶다. 물론 둘다 퇴근이 10시, 11시라 평일엔 밥을 해먹기가 불가능하다. 피곤에 쩔어 퇴근해서 씻고, 잠시 TV좀 보다보면 잘 시간이다. 둘다 아침잠이 많아 일어나기가 무섭게 씻고, 출근 준비를 하다보면 아침식사는 상상도 못한다. 그나마 주말이 되어야 잠시 여유를 부려볼까...

그렇게 주말마다 해먹은 음식이 신기하게도 어떠한 레시피도 없이 감으로 만들었다는 거다. 요리라고는 근처도 안가본 나에겐 정말 용한일이다. 김치국, 김치찌개, 김치볶음밥, 김치전, 계란국.... ㅋㅋㅋ 그러고 보면 김치로 할 수 있는 내가 아는 모든 음식을 한것 같다. 그래도 조미료 안쓰고도 꽤 맛은 있었던것 같다.

출처 : 네이버

그 실력으로 드디어 부모님 모시고, 식사대접을 하기로 하고, 토요일 저녁 7시 날을 잡았다. 토요일도 출근하는지라 퇴근하고 부랴부랴 집에 도착하니까 오후 3시! 메뉴는 회, 매운탕, 잡채, 호박전, 버섯전 정도로 하고, 이마트가서 장을 보고 돌아와 나는 전을 부치고, 한선수는 가락시장에 회를 뜨러 갔다. 물론 매운탕과 같은 급수높은 음식은 횟집에서 파는 양념까지 넣어주는 매운탕 재료를 사고, 잡채와같은 감히 근접하기도 어려운 음식은 이마트에서 두접시 사고, 그나마 쉬워 보이는 호박전과 버섯전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한선수가 횟감을 사러간 동안 거의 2시간동은 끙끙대며 전을 부쳤다. 간이 좀 싱겁게 되긴 했으나 간장에 찍어 먹으니 제법 맛이 났다.

근데 뭔가 허전하다 싶었는데... 이런 된장 밥을 안하다뉘~~~~ 부랴부랴 밥을 앉히고,
언니가 조금 일찍와서 셋팅을 슬슬 마칠 즈음해서 엄마, 아빠, 친척들이 속속 도착했다.
회를 먼저 내가고, 다 먹어갈 즈음해서 매운탕도 내오고... 식사 끝나고, 커피도 대접하고...

쌩 새내기 초보 신혼부부는 그렇게 첫 집들이를 무사히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다.
하도 정신이 없어... 사진찍을 엄두도 못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