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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1/29 명절은 즐거워야 한다. (6)
나는 시댁이 부산이고 딸 하나를 가진 워킹맘정도 된다. 나는 복이 많은지 고부관계가 좋은 편이다. 물론 나때문은 아니고, 시부모님이 너무 좋으시다. 두분 다... 그래서 시댁가는것이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다. 게다가 평소에 감히 맘 놓고 먹어보지 못하는 음식들을 맘껏 먹을 수가 있다. 특히 아이가 생기고 나서는 좀 쉬다 울 수 있어 더 편하기도 하다. 아니... 했다.
하지만 이번 설은 최악이였다. 환경이 바뀌어서인지 아이는 나한테서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어머님이 좀 봐주신다고 해도, 절대로 내 품을 떠나지 않으려고 했다. 정확히는 엄마아빠 품을 떠나지 않으려고 했다. 그래도 아빠라도 찾으니 정말 다행이다 싶었는데, 아빠는 오랜만에 부산에 온지라 친구들을 만나고, 외박후 배탈이 나서 집에 들어왔다. 당연히 그날 하루는 평소에도 그러하듯 잠으로 보낼 수 밖에... 오랜만에 만난다는 명분하에 명절때마다 친구를 만나기 위해 하룻밤의 외박을 당당히 요구했다. 외박은 외박으로 끝나지 않고, 전날 못잔 잠을 그 다음날 자야하기 때문에... 결국 하루는 잠으로 보내야 한다. 특히 부모님이 계신 집이니 오죽이나 편할까...
나는 아이가 겨우 잠들기 전까지 설 음식을 돕기는 커녕 품에 안고 방안 여기저기를 서성여야 했다. 허리가 끊어질것 같고, 팔이 떨어져 나갈것 같았다. 화가 치솟기 시작했다. 아무리 편해도 시댁은 시댁이다. 엄마만 찾는 딸아이와 함께 덜렁 혼자 남겨져 불편함과 고된 노동을 치뤄야 하는 심정이 어떤지 알기나 할까. 차라리 집에서 혼자 아이를 보는게 더 편하겠다. 난 마음이나마 편하고, 아이도 낯선공간에서 오는 불안함을 엄마를 찾는것에서 위로 받지 않아도 될것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라는거... 이해하겠다. 그리고 실제로 이해해줬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좀 바뀌었다. 나는 이해하는데 남편은 왜 나를 이해하지 못할까. 남자들은 자신들이 많이 개선되었다고 주장하지만, 여전히 이기적이다. 아마 남편은 자신이 젖병한번 씻어준 일을 정말 대견한듯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난 집에서 세탁기로 하던 아이 빨래를 손빨래 해야 하고, 여전히 이유식을 만들어야 했으며, 남편이 한번 씻어준 젖병빼고 나머지 젖병을 씻어야 했으며, 형님의 부재로 온갖 설겆이를 도맡아야 했다. 만약 어머님이 이해해 주지 않았으면 난 더 이상 견딜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어머님의 깊은 이해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제 시댁가는 일이 정말 즐겁지가 않다.
p.s. 물론 나보다 더 안좋은 환경에 처한 주부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리고 나보다 좋은 환경에 있는 주부들도 존재 할것이다. 이건 누가 누굴 비교하고의 문제는 아닌것 같다. 서로가 처한 환경에서 최대한 서로간의 합의점을 어떻게 찾느냐의 문제인것 같다.
